잡스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스포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기에는 이미 잡스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책과 말로 전해지고 있어서 그냥 개발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써 바라본 잡스에 대해 그리고 이래저래 느꼈던 점을 간단하게 이야기할까 합니다.
외국에선 그리 큰 인기가 없었다고 하는 말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거나, 혹은 IT업계 종사하고 있어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꽤나 재미있게 봤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잡스보다는 매킨토시 팀의 천재 프로그래머들과 워즈니악에게 계속 감정이입이 되었지만...
'스티브 잡스',
애플의 CEO, 혁신의 아이콘으로 잘 알려진 그 사람의 이름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듯 합니다.
책과 무수한 이야기를 통해 그의 괴짜같은 면은 이미 많은 이들이 알고 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영화 안에 그려진 잡스는 인간적인 면이 많이 표현되었다고(멋있게 표현되었다고) 느껴졌습니다. 지인분들의 말을 들어보니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많이 다른 것 같더군요)
분명 잡스는 특이한 사람입니다.
친구와 가족을 버려가면서까지 자신의 길을 걷는 그를 보면서 참 독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가 살았던 것과 같이 여러가지 욕심보다 '한가지 욕심'에 올인하는 사람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사람인 이상 저렇게 다른 욕심을 버리며 한가지에 몰두하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절대 아니란 것도 알고 있습니다.) 천재와 평범한 사람의 차이는 꼭 머리의 비상함만은 아닌 듯 합니다. 성공한 이들의 특징은 두뇌의 명석함도 있지만, 꺾이지 않는 자신만의 철학. 그리고 그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사람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미 일대기가 영화가 될 정도로 성공한 그와는 비교할 것이 못 되지만, 나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 독불장군처럼 일을 하고 모든 것을 버려가며 자신의 고집이 강한 잡스처럼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철저하게 자신의 꿈을 위해 어려운 길을 걷지 않는 것에 대한 안도감이 드는 제 자신에 대한 한계가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 잡스가 과연 한국에서 태어나 같은 길을 걸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습니다. 잡스가 지금과 같은 자리에 올랐을지, 그리고 마크 주커버그처럼 이미 어린 나이에 글로벌 서비스를 개발하고 도전해 성공하는 이들이 한국에서 나오기 힘든 이유가 오히려 교육수준이 높아서는 아닐까 하는 잡생각도 해봤습니다.
잡스는 불가능에 도전하고 끝없는 혁신을 원했습니다.
현실에 안주하는 것을 가장 저급하게 생각했습니다.
애플 초창기 팀 내 최고의 실력을 가진 프로그래머지만 중요한 일부터 처리해야 한다는, (예쁜 폰트를 적용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일이냐며 이야길 했던) 그리고 '그 기능은 조금 힘들 것 같다'라고 이야기를 한 사람을 (모든 일은 중요하며 완전해야 한다라며) 그 자리에서 바로 해고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꿈이 없다고 뛰어난 개발자를 해고하는 것은 일반적인 기업인의 입장에서는 틀린 결정이라고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물론 잡스가 일반적인 사람들과 같은 행동을 하고 결정을 내렸다면 지금의 스티브 잡스는 없었겠지만)
개발자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굉장히 무섭고 경계해왔지만 조금은 나도 현실에 안주해있었던 것이 아닐까합니다.
새로운 것(기능 혹은 서비스)에 대해 '되기 위해 한다'가 아닌 '그 것이 과연 될까?'라는 부정적인 생각부터 가지기 시작했던 것은 아닐까.
용기와 태도. 이 두가지만 갖추더라도 분명 평범한 사람보다는 조금 더 높은 곳에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실력은 이미 천재로 태어나지 않았으니 노력을 통해 계속 쌓을 수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결정에 대한 용기, 끊임없이 꿈을 향해 준비하고 또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듯 합니다. 한마디 말처럼 실제로 딱 이렇게 사는 것이 정말정말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사는 것과 아닌 것에 대한 차이는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크지 않을까...
영화를 보고 피곤함에 두서없이 썼지만 IT와 관련된 일을 한다면 재미를 떠나 분명 의미 있는 영화가 될 듯 합니다.
'옛글 > 영화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극추천] 안영미, 강유미가 나타났다 "드립걸즈" (0) | 2012.08.09 |
---|---|
조연들의 연기가 빛난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1) | 2012.02.28 |
11월 개봉작 <리얼스틸>을 분석하다 (0) | 2011.10.27 |
영화 어브덕션, 그렇게 나쁘진 않았는데? (2) | 2011.10.08 |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전작을 능가하는 명작 " (2) | 2011.08.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