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또 폰 바꿨니?"
라는 말을 점점 자주하게 되는 듯 하다. 어제 지인이 휴대폰 가게를 갔는데, "갤럭시 노트는 25만원 위약금을 지원해주고, 옵티머스뷰는 30만원을 지원해주더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은 유난히 휴대폰 교체주기가 짧다. (통계자료를 찾아보니 최근 자료는 보이지 않았다.) 믿을만한 통계자료보다 피부에 닿는 느낌이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피처폰(일반폰)을 사용하던 시절에 한국의 휴대폰교체주기는 대략 약정기간과 비슷한 2년이였다. '휴대폰 2년쓰면 바꿀만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하곤 하는데, 대체 이렇게 짧은 교체주기는 왜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리잡고 또 실제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바꾸려고할까? 그 이유가 대체 뭘까?
실질적으로 느끼는 한국의 폰 교체주기는 대략 1년 전후로 느껴진다.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IT업계는 특히나 더 빠르게 교체한다. 개발목적도 있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열망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IT와 관계없는 직종을 가진 사람들의 교체주기는 왜 그렇게 빠를까? (몇 년 전 자료를 보니 세계에서 3위라고 한다) 현재에는 아마 거의 미국과 영국의 폰 교체주기와 비슷하리라 생각된다. 몇 년 전 교체주기 2년도 일본에 비해서는 반밖에 되지 않는 수치다. 사람들에게 묻는다.
"폰 왜 바꿨어?"
"망가져서" "잃어버려서" "디자인때문에" "성능때문에" "위약금을 대납해줘서" "남들에게 뒤쳐져 가는 것 같아서"
아마 위의 이유가 대부분이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이유는 갖다 붙일 뿐. 진짜 이유는 멀쩡히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자꾸 교체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 하는 제조사의 마케팅이다. 길거리에는 휴대폰 가게들이 넘쳐난다. 길 건너 하나씩, 혹은 한 길에 3~4개의 판매점이 자리잡고 있는 경우도 태반이다. '저렇게 많은 가게들이 있는데 장사가 될까?' ... '된다' 이동통신사에게는 유통망이 얼마나 구축이 되어있는지에 따라 제조사(삼성, LG 등)에서 휴대폰을 좋은 조건에 영입할 수 있다. 제조사는 끊임없이 새 기종을 쏟아낸다. (예를 들어)옵티머스 LTE를 사고 아직 가입비 3개월치도 다 지불하지 않았는데 옵티머스 LTE2가 나온다고 한다. 사람들은 조금 더 기다려서 새 기종을 사려고 한다. 제조사는 옵티머스 LTE라는 재고가 쌓이면 안된다. 넓은 유통망을 통해 위약금을 일부 좋은 조건에 대납해주거나 사은품을 주거나 혹은 베가레이서 처럼 245요금제 등을 출시하는 등 재고를 없애기 위해 노력한다. 어떤 제품은 사면 32인치 TV를 준단다. 물론 TV도 재고다. 정작 재고떨이에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이득을 보는 것처럼 기사를 낸다. 영화관을 가든, TV를 보다가, 길거리를 가다가, 라디오를 틀거나 어디서든 가장 많이 접하는 건 새로운 스마트폰이야기다. 사람들에게 지금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과 별 차이가 없는 새로운 기종의 스마트폰을 마치 혁신인 듯 광고한다. 학생들은 스마트폰을 바꿔달라고 떼를 쓰고, 주변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바꾸면 뒤쳐져있다는, 오래된 폰을 공공장소에서 꺼내는 것 자체를 부끄럽게 생각하도록 무의식을 바꿔놓았다.
물론 이런 구조나 제조사와 이통사의 마케팅이나 휴대폰 교체주기가 짧다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이란 작은 나라에서 가장 크게 발전할 수 있는 산업이 제조업과 유통업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수출을 해야 하다보니 이런 구조가 될 수 밖에 없는 건 어쩔수 없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폰을 새로 사려고 한다면 당신이 진짜 바꾸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
By Shak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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